[길섶에서] 무거운 졸업식/이동구 논설위원
이동구 기자
수정 2017-02-22 22:21
입력 2017-02-22 21:20
북적거림의 불편함쯤은 기꺼이 감내하리라 다짐하면서 찾은 한 대학교의 졸업식 분위기는 기대와 사뭇 달랐다. 사각모를 눌러쓴 졸업생들이 캠퍼스 여기저기서 눈에 띄기는 했지만, 왠지 활기차 보이질 않았다. 새 출발의 각오와 기대로 가득해야 할 교정은 썰렁한 기운마저 느껴졌다.
언제부턴가 주인공인 졸업생의 상당수가 나타나지 않는 게 우리나라 대학 졸업식장의 신풍속도가 됐다. 취업난으로 절반이 훨씬 넘는 졸업생들이 새 출발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졸업장과 사각모마저 빛을 잃고 있다. 아프다 못해 서글픈 교정의 현실이 졸업식장을 찾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하루빨리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 대학 교정에도 희망찬 봄기운이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2017-0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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