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길어진 휴가/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수정 2016-01-26 00:10
입력 2016-01-25 23:12
출근해 있어야 할 월요일 아침에는 직접 만든 눈사람 사진을 띄우고는 “오랜만에 진정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된 마당에 마음 편하게 쉬다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니 어제 정오 제주공항의 이착륙이 재개됐다는 뉴스를 듣자마자 떠오른 생각도 “이 친구 ‘진정한 휴가’가 너무 일찍 끝났군” 하는 것이었다.
폭설과 같은 천재지변으로 하루 이틀 늦게 회사에 나온 아랫사람을 혼내는 윗사람은 존경받기 어렵다. 실제로 자영업자인 내 친구 말고 대부분의 여행자는 ‘진정한 휴가’는커녕 마음 졸이며 비행기가 뜨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천재지변에는 직장 상사들도 냉정을 찾아야 정신건강에 좋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6-01-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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