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몽돌/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수정 2016-01-14 00:13
입력 2016-01-13 23:10
거제에 가면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 학동 몽돌해변이다. 모래 대신 반들반들한 조약돌, 즉 몽돌이 해안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엄지손톱만 한 것부터 주먹만 한 것까지, 갖가지 색깔의 몽돌이 가득하다. ‘차르르, 차르르’,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몽돌끼리 비벼지는 소리가 비단결이다. 얼마나 오래 바람과 파도를 맞으면 이렇게 곱게 될까. 수천 년 풍파에 시달린 결정체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다.
지난해 논설위원실 발령을 받자 한 친구가 해 준 충고가 생각난다. 표현력 모자람을 호소하는 내게 몽돌 이야기를 했다. 몽돌도 처음엔 모나고 날카로웠지만 조금씩 다듬어졌듯이 글도 그런 게 아니겠느냐고. 비단 글뿐일까. 공부와 일,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일 게다.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참 고마운 친구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01-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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