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버지의 자식 배려/박홍환 논설위원
박홍환 기자
수정 2015-08-14 01:16
입력 2015-08-13 23:32
결국 사달이 났다.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과 충돌해 크게 다쳤다고 한다. 한 달 넘게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데도 그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창궐하던 때였다. 문병 왔다가 혹시라도 몹쓸 병에 걸리면 안 된다면서 어머니에게 절대 자식들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다짐을 받았다고 한다. 그깟 메르스가 뭐라고.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문득 김현승의 시 ‘아버지의 마음’이 생각난다.
당신의 뼈가 으스러지고, 살이 짓물러도 줄에 앉은 참새처럼 걱정스럽게 자식들부터 생각하는, 그게 우리네 아버지들의 마음인가 보다. 자식을 거둬 보니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2015-08-14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