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빠인가/서동철 논설위원
수정 2014-05-07 01:46
입력 2014-05-07 00:00
세월호 이야기가 지쳐갈 때쯤 선배의 농담도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학교에서 교사가 아이들과 사자성어 맞히기를 했다고 한다. ‘술만 마시면 고래고래 떠들고 노래 부르는 것’을 네 글자로 무엇이라고 햐느냐는 것이 문제였다. 마지막 글자가 ‘가’라는 힌트도 주었다. ‘고성방가’(高聲放歌)라고 제대로 답한 아이들이 많아 선생님은 흐뭇했다. 그런데 한 아이의 답이 걸작이었다. ‘아빠인가’였다. 술 마신 뒤 노래 부르는 버릇은 없지만, 시끄러운 선후배 및 친구와 어울리는 날이면 내 목청도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아빠인가’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고 아주 장담은 못하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4-05-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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