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느 부부/정기홍 논설위원
수정 2014-02-11 03:49
입력 2014-02-11 00:00
끓어오르는 화를 못 참는 듯 아내가 벌떡 일어났다. 이내 계산을 끝낸 아내는 남편을 나오라고 부른다. 또 한번 언성이 높아질 줄 알았는데 화풀이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술잔만 기울이는 남편이 일어나길 20여분을 선 채 기다린다. 아내의 반전이 진하게 와 닿는다. 막혔던 속이 후련해졌기 때문일까. 남편은 아내의 ‘무언의 기다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옹다옹 다투면서도 정 붙이며 사는 게 부부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02-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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