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세태 유감/정기홍 논설위원
수정 2013-12-11 00:00
입력 2013-12-11 00:00
세상이 마음을 어둡고 답답하게 만든다. 자신의 민낯을 있는 대로 내민 게 손에 꼽을 정도다. 정가는 정쟁으로 겨울 하늘만치 을씨년스럽고, 기업가는 연일 비리 혐의로 불려간다. 꼬챙이에 줄줄이 꿸 정도 아닌가.
‘천망회회 소이부실’(天網恢恢 疎而不失)이란 고사가 있다. ‘하늘의 그물이 성깃성깃한 것 같지만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노자에 나온다. 세상의 눈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죄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고, 거짓을 행하면 언젠가 들통 나게 마련이란 경구다. 제자리를 찾지 못한 ‘온갖 잡것’이 판치는 작금의 세상에 와 닿음이 결코 가볍지 않다. 나는 ‘어둠의 자식’인가. 자문해 볼 일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12-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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