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짝 찾기/함혜리 논설위원
수정 2013-01-11 00:30
입력 2013-01-11 00:00
상가나 식당에서 구두가 바뀌었다는 얘기는 종종 들어봤다. 신사화는 디자인이나 색상이 분간이 잘 되지 않으니 그럴 수 있겠지만 여성구두, 특히 부츠가 바뀌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새해 첫날부터 조짐이 수상하다. 다행히 누가 바꿔 신고 갔는지는 금방 파악이 됐다. 모임에서 자주 얼굴을 뵌 적이 있는 언니뻘 되는 분이었다. 이튿날 아침 전화를 해서 미안하게 됐다며 점심을 사겠다고 하신다.
며칠 뒤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드디어 외로운 구두가 짝을 찾는구나. 모든 일에는 전조(前兆)가 있다는데 올해엔 뭔가 좋은 일이 있으려나? 부츠 한 짝을 들고서 약속 장소로 가는 길이 괜스레 즐거웠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3-01-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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