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귀동냥/정기홍 논설위원
수정 2012-12-26 00:00
입력 2012-12-26 00:00
귀동냥은 어깨 너머로 다른 이의 경험을 배우는 것이다. 귀동냥 말고 눈동냥도 있고, 글동냥도 더러 쓰인다. 동냥은 동령(動鈴)에서 왔다. 불가에서 법요(法要)를 행할 때 놋쇠 방울을 흔드는데 이것을 동령이라고 한다. 동냥의 뜻은 중이 곡식을 얻고자 문전에서 방울을 흔들었다는 데서 비롯됐다.
귀동냥으로 배우는 것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젊은이의 손에는 하나같이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그 속의 활자에서 지식의 조각을 찾는다. “귀동냥으로 배웠다.”는 웃어른들의 말도 한 세대를 넘기고 있다. 변한 세태를 탓할까 하지만, 이들만의 소통 길도 있는 것을···.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2-12-2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