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3무(無)/최광숙 논설위원
수정 2012-07-12 00:20
입력 2012-07-12 00:00
에어컨도 없다. 추위를 타니 에어컨은 상극이다. 예전에 있던 안방용 에어컨도 필요 없어 이사올 때 버리고 왔다. 선풍기 바람이면 족하다. 다른 이들은 가끔 투덜대지만 적응이 됐다. 자가용도 없다. 미국 연수가면서 고철값 몇십만원에 폐차한 이후 여태껏 뚜벅이로 지낸다.
어릴 적부터 빠~방 자동차를 좋아하는 조카 녀석이 그 사실을 놓칠 리 없다. “이모 차 어디 있어?”라고 연신 묻는다. “지하 2층 주차장에 있지.” 이번에는 거짓말을 한다. 조카에게 무시(?)당하기 싫고, 실망할까봐서다. 그 녀석의 머리가 점점 굵어가니 들통날 때가 멀지 않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2-07-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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