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오디션 1984/이도운 논설위원
수정 2012-05-02 00:42
입력 2012-05-02 00:00
대학교 2학년 때 학과 노래 대결이 벌어졌다. 성민이는 음대 작곡과에 다니는 단짝 친구가 만들어준 노래를 그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불렀다. 앙코르가 쏟아졌다. 앙코르 곡으로 ‘슬픈 인연’을 불렀는데, 지금도 나미의 원곡보다 성민이의 노래가 더 기억에 남는다.
1980년대는 대중문화 산업이 꽃을 피우기 이전이었다.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는 없었다. 성민이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갔다. 성민이의 목소리는 예전 같지 않았다. 많이 아쉬웠다. 하늘은 왜 그에게 큰 재능을 주면서, 때(時)를 함께 주지는 않았던 걸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2-05-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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