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거침없이/허남주 특임논설위원
수정 2011-08-18 00:00
입력 2011-08-18 00:00
결혼식에 가느라 오랜만에 옷을 제대로 차려입고 있었고, 그 가게는 처음 간 곳이었다. 거리에서 음식을 나눠 먹기엔 내 인상이 그리 수더분하지도 않고, 더욱이 배고파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할머니의 거침없는 행동에 놀랐지만 마음이 푸근해졌다. 주눅들지 않고 그냥 마음을 주는 것, 그것이다. 어떻게 생각할까 주춤거리며 손 내밀지 못했던 것은 배려가 아니라 거절당한 후 상처받을 내 자존심을 염려한 이기심이었음을. 마음은, 인심은, 친절은 거침없이 주는 것이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2011-08-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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