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버드나무/이춘규 논설위원
수정 2010-12-13 00:22
입력 2010-12-13 00:00
이뿐인가. 버드나무는 봄의 전령사다. 다른 나무들은 나목으로 있을 때 부지런히 연녹색 새싹들이 고개를 내민다. 이처럼 질긴 버드나무지만, 가지는 축 늘어져 약해 보인다. 휘어지긴 해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이웃 일본사람들은 설날 음식 오세치요리를 버드나무로 만든 젓가락으로 먹는다. 버드나무처럼 강인하게, 새로운 해를 탈 없이 보낼 수 있게 해달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
버드나무는 번식력도 강해 일찍부터 억센 생명력의 상징이었다.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실은 강한 버드나무.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겉으로 부드럽다고 사람을 가볍게 대하면 안 된다.”는 웃어른들의 일깨움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0-12-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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