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하얀 수건/이순녀 논설위원
수정 2009-12-17 12:52
입력 2009-12-17 12:00
왜 하필 하얀 수건상일까. 상금, 상패와 함께 배우의 이름이 새겨진 하얀 수건이 부상으로 주어지는데, 이유인즉 무대를 위해 흘리는 배우 자신의 땀과 그 무대를 보고 흘리는 관객의 눈물을 닦아주라는 의미란다. 올해 수상자인 배우 서이숙은 하얀 수건을 목에 두르고 수상 소감을 말하다 목이 메었다.
무대에 서 있는 시간이 아무리 짧더라도 배우는 그 반짝이는 순간을 위해 무대 뒤에서 숱한 땀방울을 흘린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 어디 배우뿐이랴. 내 곁에 있는 가족, 이웃, 동료 모두 올 한해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저마다 뜨거운 땀과 눈물을 쏟아냈으리라. 해가 가기 전 그들에게 위로의 하얀 수건을 건네는 건 어떨까.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2009-1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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