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생의 점프스타트/김종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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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0-31 12:28
입력 2009-10-31 12:00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등을 켜두고 주차하는 바람에 배터리가 방전된 경험이 한번쯤 있을 법하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점프스타트다. 자동차 엔진을 다른 차의 배터리와 연결해 시동을 거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점프선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방전이 더 흔히 일어난다.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배터리는 소모품이니 적당한 때가 되면 갈아 줘야 한다. 미등이나 안개등도 껐나 잘 확인해야 한다. 트렁크에 점프선도 갖춰 둬야 한다.

인생살이도 자동차를 닮았다. 아무리 대비를 해도 점프스타트가 필요할 때가 있다. 평소 하던 일이 부쩍 힘들어질 때, 번다한 인간관계가 왠지 시들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그럴 때 말이다. 하지만 세상엔 나홀로족이 넘쳐난다. 좀처럼 시동 꺼진 남의 인생에 충전의 선(線)을 이어주려 하지 않는다. 점점 두껍게 내려앉는 ‘가족자아(family ego)’의 더께를 어떻게 걷어낼 수 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인생의 배터리가 되어 주자.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09-10-3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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