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횡재의 뒤끝/육철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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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0-13 12:44
입력 2009-10-13 12:00
지난 토요일, 산책삼아 집 근처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평화의 광장에서 마이크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울렸다. 발길을 옮겨 보니 ‘이웃사랑 나눔장터’가 한창이었다. 정부 부처들이 불우이웃을 도우려고 기금을 마련하는 행사였다.

부스마다 생필품, 의류, 신발 등 없는 게 없었다. 그 중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책이었다. 죽 훑어보니 볼 만한 책이 꽤 많았다. 놀란 건 책값이다. 새 책도 한 권에 무조건 500원이란다. 거의 공짜였다. 이게 웬 횡재냐 싶어 부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고른 책이 30권쯤 됐다. 나중엔 들고 다니기조차 버거웠다. 급히 집에 있는 아내에게 차를 몰고 나오라고 SOS를 쳤다. 행사장 가까운 데 주차시켜놓고 두어 시간 더 돌아봤다. 괜찮은 책 10여권을 또 건졌다.



책을 차에 가득 싣고 부자가 된 기분으로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아이쿠, 그런데 주차비가 자그마치 1만 1000원! 횡재에 정신이 팔렸다가 ‘주차 바가지’를 왕창 뒤집어 썼다. 속이 쓰렸다. 왠지 배꼽이 배만큼 큰 것 같아서….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9-10-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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