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부의 상징체계 통합과 효율화/율리 마이어 요한슨 메타디자인 공동설립자
수정 2016-03-22 23:26
입력 2016-03-22 22:40
한국 정부도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세계 국가들의 흐름을 파악하고 정체성을 살린 통합 정부 상징 체계를 지난해부터 개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브랜딩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건국 이래 처음 바꾼다는 한국의 정부 상징이 어떤 모습으로 공개될 것인지 자못 흥미로웠는데 최근 모습을 드러낸 한국의 정부 상징은 역동성이 느껴지는 태극 문양이었다. 아시아,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지 않지만 한국의 태극기를 현대적 감각과 미래를 준비하며 발전시켰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독일인들이 독일의 정부 상징 독수리에 남다른 애착과 긍지를 갖듯 한국인들에게 태극은 남다른 것이리라. 국기에 담겨 있던 명사형의 태극이 정부 상징으로 내려오면서 보다 활동적인 동사형으로 바뀌었다는 인상을 받는다. 역동성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담으려 한 노력이 엿보인다. 새로운 정부 상징이 도출됐으니 앞으로는 체계적 적용을 통해 국민들과 제대로 의사 소통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독일 정부는 체계화된 상징이 현실적으로 부처 내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몇 가지 방안이 적용된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 중 하나는 정부 부처 및 기관들이 업무 환경 내에서 디자인 요소를 보다 정확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한 ‘공동 디자인 포털’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정부 기관들은 통일된 모습을 갖출 수 있었으며 동시에 재정, 시간, 수고를 절약할 수 있었다.
현대 정부에 가장 중요한 점은 ‘사람 중심의 의사소통 방식’을 확보하는 것이며, 세심하고 통합적인 접근법을 필요로 한다. 독일 정부가 정부 상징 체계화를 통해 현대화된 정부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증진시킨 것처럼 한국의 정부 상징 개발에서도 체계적인 관리 방법을 도입해 장기적으로 효율성 있고 경제적인 체계를 확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는 국민에게뿐만 아니라 해외 곳곳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정체성과 대한민국의 매력을 증진시켜 줄 것이다.
2016-03-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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