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노동계 책임감 커졌다
수정 2022-01-13 03:06
입력 2022-01-12 20:14
노동이사제 도입이 모든 문제 해결에 능사는 아니다. 공공기관 노조는 이제 노조원들만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조합주의적 활동에 그쳐선 안 된다. 이사회 발언권과 의결권을 가진 만큼 경영의 주체라는 입장에서 전체 국민들을 바라보며 공공적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과제 의식을 더욱 키워야 한다. 또한 해당 공공기관의 공공적 기능을 키우고 국민과 사회에 복무할 수 있는 구체적 비전을 노조가 먼저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노동이사의 추천 및 선발 역시 민주적이면서도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록 비상임이사지만 최소한의 경영 전문성을 가져야 함은 물론 노조 구성원 및 국민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을 선발해야 한다.
이러한 구체적인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노동이사는 10명이 넘는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 또는 메아리 없는 소수 의견에 그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단순히 노조 지도부 일부의 출세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노사 담합을 통해 조직 이기주의를 키우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성공해야만 민간 부문으로도 확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해묵은 대결과 갈등의 노사 관계를 협력과 신뢰의 관계로 전환시키는 것 또한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2022-01-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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