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명숙 사건’, 소모적 논란 더는 바람직하지 않다
수정 2021-03-22 03:28
입력 2021-03-21 20:16
이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사건 전체의 타당성 검토를 지시했고, 공소시효가 끝나기 직전인 17일에는 마침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대검 부장검사들이 이 사건의 재수사 여부를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박 장관의 지시를 수용하되 대검 부장에 고검장을 포함해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11시간 30분간의 격론 끝에 지난 5일 대검의 판단대로 재소자 김모씨를 기소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집권 여당 등은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2017년 8월 만기 출소한 한 전 총리가 억울하다며 이 사건을 재수사하자고 4년 가까이 검찰을 압박해 왔으니 이번 결론이 허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검의 ‘모해위증교사 무혐의 결론’을 계기로,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최종 결론이 난 것으로 보고 더는 거론하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한동수 감찰부장이 ‘합동 감찰’을 하더라도 검찰 내부의 개선을 목표로 해야지 여론을 시끄럽게 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를 계기로 박 장관을 권력남용으로 고소고발한 시민단체도 자제하길 바란다.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을 국민은 더는 원치 않는다.
더불어 검찰은 박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불기소 의견 자체가 아니라 부적절한 수사 관행을 점검하라는 취지였다는 점을 감안해 내부 개혁 등을 통해 변화하길 바란다.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관계인 가족과 불필요하게 접촉한 점 등 검찰의 일그러진 수사 관행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2021-03-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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