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는 검찰 둘러싼 공방이 아니라 원 구성부터 하라
수정 2020-06-22 03:29
입력 2020-06-21 20:28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 거취와 관련, “하루이틀도 아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운 지 얼마나 됐느냐. 그런 상황에서 행정이 제대로 돌아가겠냐”며 “적어도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라면, 나라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정치자금 수수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위증 교사 의혹 조사를 놓고 이견을 보여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었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여권이 감당할 수 없는 권력에 도취해 있다”며 “검찰총장 한 명 몰아내자고 장관과 여당이 총동원되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국민이 목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에 묻고 싶다. 윤 총장 거취가 그렇게도 중요한 문제인가. 한 전 총리 명예회복이 시급을 다투는 사안인가. 한 전 총리 사건 수사의 잘잘못은 대검 감찰부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이든 부실하다고 판단할 경우 상호 교차검증하면 그만이다. 임기 2년이 보장된 검찰총장의 진퇴는 임명권자와 본인 외에는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지금 접경 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군사도발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아 또다시 많은 국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 당장 3차 추경의 집행을 목놓아 기다리는 국민이 부지기수다. 그런데 국회는 원 구성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싸워도 국회 문부터 열어 놓고 싸우라는 게 국민의 요구다.
2020-06-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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