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해 사회적 책임도 함께 져야
수정 2020-02-07 01:54
입력 2020-02-06 17:46
1995년 출범한 민주노총은 지난해 말 조합원 96만 8000명으로 한국노총 93만 3000명을 앞서며 처음으로 제1노총의 지위를 얻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제1노총의 위상에 걸맞은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의구심이 남는다. 한국기업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률은 11.8%에 불과하다. 88% 노동자들이 노조 밖에, 민주노총의 밖에서 사회적 연대를 고대한다는 뜻이다.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노조 조직률은 29.1%로 한국의 약 3배 수준이다. 단순히 노조 조직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노동자 등에 대한 활동 강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기업 중심과 정규직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사회적 역할과 책무를 구체적으로 담당하고 사회적 고통을 나눠 질 때 민주노총의 정당성과 명분 또한 높아질 수 있다.
민주노총은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특혜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참여한 경사노위에서 대화하는 자세가 기본이다. 따라서 오는 17일 열리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더불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해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의 연장근로를 요청하자 이를 반대하며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힌 태도는 준국가재난상태라는 현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이런 식으로는 노동자들의 권익도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2020-0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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