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김정은 신뢰 강조한다면 협상의 길 터야

황성기 기자
수정 2019-05-28 00:55
입력 2019-05-27 20:42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김정은 신뢰’에 대해 야당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조차 비판하고 있는데도 이런 발언을 거듭하는 것은 북미 관계와 비핵화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는 말로 그쳐서는 안 된다. 북한이 정한 대미 협상 시한까지 불과 7개월을 남겨 두고 있다. 여전히 북한과의 협상에서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 백악관과 행정부 내부의 대북 정책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나아가는 실무협의의 길을 터야 한다. 그 길은 일괄타결이라는 협상 문턱을 낮추고 단계적 해결을 요구하는 북한과 테이블에 앉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볼턴 발언에 대해 어제 “탄도 기술을 이용하는 발사를 금지하라는 것은 자위권을 포기하라는 소리”라면서 “이런 인간 오작품은 꺼져야 한다”고 격렬히 비난했다. 북한도 비핵화를 이뤄 경제건설에 매진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미국과 협상하지 않고 대미 비난만 해선 체제 보장의 길로 갈 수 없다. 하노이 충격에서 벗어나 싱가포르 합의 정신을 살려 북미 접촉면을 만들어 갈 때가 됐다.
2019-05-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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