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 급식 실태 전수조사하라
수정 2015-10-07 18:03
입력 2015-10-07 18:00
더 큰 문제는 급식 비리가 충암중·고 한 학교만의 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학교 급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사학 운영자들에게 학교 급식은 뒷돈을 챙기는 데 가장 용이한 먹잇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급식비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10여곳의 사립학교에 특정 감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대상은 급식 비리 혐의가 직접 제기되고 있는 사학은 물론 각종 회계 처리가 투명하지 않은 학교도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비리 사학에는 반드시 족벌 운영의 폐해와 급식 비리가 있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 일선 감사 관계자들의 일치된 판단이다. 충암고의 이사장과 행정실장은 전 이사장의 자녀들이다. 이 학교는 2011년 학교 회계 부정과 공사비 횡령이 적발돼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학교 급식의 질이 좋아야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 그럼에도 불량 급식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초·중·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 단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제도 인천의 어린이집에서 유통기한이 넘은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먹고 유아들이 집단 장염에 걸렸다는 소식이 들렸다. 급식 실태 조사가 비리 중·고교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서울시교육청만 마음이 급하고 다른 지역 교육청은 남의 일인 양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급식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전국의 모든 학교와 유아교육 시설로 범위를 넓힌 전수조사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2015-10-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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