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로명 주소 안착 효율성 제고에 달렸다
수정 2013-12-23 00:24
입력 2013-12-23 00:00
이 제도가 정착되면 주소 찾기가 한결 쉬워지는 등의 긍정적인 면이 많다. 물류분야에서만 연간 3조 4000억원의 효과가 발생한다는 정부의 자료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길 안내를 할 때도 ‘○○역 뒤 두 번째 길 골목’과 같은 애매한 표현 대신에 ‘○○○길’이라고 말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제도의 시행이 임박한 데도 국민의 인식은 밑바닥 수준이라고 한다. 조사 결과 인지율은 90%대에 이르지만 활용률은 30%에도 못 미친다. 제도의 편리성보다 막연한 생활 불편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는 곳의 주소가 바뀌는 것은 사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시행 초기에 불편과 혼란이 뒤따를 우려가 크다. 하지만 시행을 앞둔 지금은 일장일단을 놓고 왈가왈부할 건 아니다. 그동안 옛 지명이 도로명 주소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는 등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정부는 이 제도의 시행에 맞춰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막바지의 홍보는 국민 혼선을 줄이는 쪽에 맞춰져야 한다. 그동안의 총괄적 홍보보다 다소 미흡했던 현장과 연계된 홍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작은 곳에서의 미흡한 대응이 혼란의 단초가 되고,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만든다. 골목길이 많은 도시지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최근 감지되는 새 주소 도입에 따른 보이스피싱 폐해를 막는 것 등이 그 사례일 것이다. 제도가 시행돼도 공공분야 외 민간분야에선 옛 주소와 새 주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새 주소를 안 쓴다고 과태료를 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정에 배달된 안내문에 적시된 새 집주소를 한 번 더 익히는 노력은 이 제도를 빨리 정착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2013-1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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