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감장서 “미치겠다” 연발한 국책연구기관장
수정 2013-10-24 00:28
입력 2013-10-24 00:00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3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평가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기관이다. 평가와 예산을 쥐고 있으니 한국개발연구원과 산업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국토연구원, 통일연구원 같은 내로라하는 연구기관도 연구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국무조정실의 감사 결과를 보면 운영 실태는 그야말로 엉망이다. 이사장의 소득세를 신고하지 않는 등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무시했고, 검사역을 선정할 때 감사와 사전협의해야 한다는 감사직무 규정을 위반했다. 또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경력 부풀리기가 드러났는가 하면 연구비와 해외 출장비를 지나치게 편성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렇듯 심각한 모럴해저드 탓에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온 책임자의 자세가 여당 의원들조차 참지 못하고 줄지어 질책할 정도였으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안 이사장은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뉴라이트 정책위원회 위원장 출신이다. 야당 의원들로부터 공세의 표적이 된 것도 전력(前歷)과 무관치 않다. 그럴수록 국정철학을 공유했는지는 몰라도 임명되자마자 자질 논란부터 불거지는 인물이라면 정부 운영에 부담만 안길 뿐이다. 무엇보다 국정감사장을 희화화한 행태는 국회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청와대는 인사가 만사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2013-10-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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