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문계 대학 출신 일자리 대책 시급하다
수정 2013-07-06 00:32
입력 2013-07-06 00:00
정부가 인문학 관련 학과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정책이 대학의 인문학 관련 학과만 살리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그동안에도 많은 대학에서 문·사·철 학과의 폐지 움직임이 있었다. 그때마다 ‘인문학의 위기’라고 했지만, 학계에서조차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자의 위기’가 아니냐는 반론도 없지 않았다. 일부지만, 인문학 보호 논리가 본질과는 상관없이 기득권 지키기로 흘렀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위기론(論)이 인문학 자체가 아닌, 학과와 교수만 살린 것이 아니냐는 반성이었다. 인문학이 대학의 위기를 가져왔다는 이번 논란이 해소되는 과정에서도 정작 인문학 전공 학생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문학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전공자의 일자리가 부족한 탓이다. 인문학의 발전은 국가 발전과 비례한다. 선진국치고 인문학이 정체된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각 대학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문학 전공 졸업생에게 일자리를 찾아 주려는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인문학적 소양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에 인문학 전공자의 역량을 우리 사회 전반에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정부의 인문학 진흥 정책도 대학정원 늘리기가 아닌,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
2013-07-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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