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표(票)퓰리즘’ 택시법 입법의 교훈 새겨야
수정 2012-12-28 00:37
입력 2012-12-28 00:00
택시법 갈등은 한 달 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택시업계의 표를 의식, 택시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촉발됐다. 그럼에도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결자해지는커녕 “정부에 보완책을 마련하도록 한 달의 시간을 줬는데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며 책임을 정부에 떠넘기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지난 24일 택시업계에 택시산업활성화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업계의 요구 사항을 담겠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특별법은 대중교통 지정을 제외하고 감차 보상, 택시요금 인상, 공영차고지 전환 등 업계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했지만 택시업계는 택시법 통과만을 고집하며 거부했다. 정부의 택시특별법을 이행하는 데만도 해마다 수천억원의 세금이 투입돼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혈세로 보전해 줘야 하는지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이런 현실을 조금이라도 인식한다면 택시업계는 이제 직역이기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택시법은 대중교통의 근간을 흔드는 민감한 사안이다. 여야는 택시법을 졸속 처리할 게 아니라 더 많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왜 택시가 대중교통이 돼야 하는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대중교통이 되면 교통 편익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설명해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택시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아울러 정치권도 택시업계에 대한 설득 노력을 한층 경주해 주기를 당부한다.
2012-12-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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