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 로켓 쇼크 극복할 ‘아폴로 발상’ 절실하다
수정 2012-12-15 00:00
입력 2012-12-15 00:00
발사체 기술을 흔히 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라고 한다. 물론 우리가 북한보다 발사체의 상용화에 다소 늦었다고 해서 과학기술의 전체적 수준이 그만큼 뒤졌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 기술을 포함한 이른바 국방과학 분야에서 유독 우리의 기술 수준이 북한과 주변 강대국들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것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생존 문제가 걸려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발사체 기술 확보에 제약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1979년 만들어진 한·미 미사일 지침은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 미사일의 사거리를 180㎞로 제한했고, 지난 10월에야 가까스로 800㎞로 늘렸다. 인공위성 발사는 액체연료 로켓 말고도 순간 추진력이 강한 고체연료 로켓을 함께 써야 성공률이 높지만, 미사일 지침은 이마저도 초당 추력이 100만 파운드가 넘는 로켓은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나로호도 이 제한에 걸려있다.
그러나 이제 이런 갖가지 제약을 과감하게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된다. 미사일 지침 개정에 진력하면서 관련 기술 인력 수급에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발사체 연구 인력은 200명 남짓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제라도 한국인 연구 인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핵심 분야 인력은 정책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스푸트니크 쇼크’를 겪은 미국은 1969년 달에 인간을 착륙시킨 아폴로 11호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10만명 이상의 인력을 양성해 투입한 국민적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우리가 북한 로켓 쇼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012-12-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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