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질개선 없는 내수부양으로 경제 못살린다
수정 2012-09-11 00:00
입력 2012-09-11 00:00
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근본해결책이라기보다는 미봉책에 가깝다. 추경편성이라는 정공법 대신에 부동산 거래세와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줄이는 감세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는 재벌에 특혜를 주고, 부동산 취득세 인하는 지방세수를 감소시킨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전자제품의 개별소비세 인하에 대해 효과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가 업계에서도 나온다.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분을 조기에 환급하는 것은 내년 초에 받을 소득공제를 앞당겨 받는 데 불과해 조삼모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세금을 깎아준다는 것은 결국 재정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추경편성을 하지 않으려다가 균형재정을 달성해야 한다는 내년도 목표에 차질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 경제는 위기 장기화를 겪고 있고, 우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재정 투입으로는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고 경제 활력을 되찾기 어렵다는 게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정부·기업·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위기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외환위기가 남긴 교훈이다. 생산성을 높이고, 빚을 줄이는 구조조정만이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2-09-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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