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청자를 봉 삼는 케이블 - 지상파 ‘돈싸움’
수정 2011-11-30 01:06
입력 2011-11-30 00:00
재송신을 둘러싼 갈등은 법적 소송까지 갈 정도로 첨예한 문제다. 지상파 3사는 저작권료 명목의 별도 재송신료를 지불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난시청 해소 등을 명분으로 지상파 채널을 대가 없이 송출해 온 케이블 업체들은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이권다툼에 피해를 보는 건 또박또박 요금을 내는 애먼 케이블TV 가입자들이다. 케이블 업체들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 재송신도 중단하겠다는 각오다. 그야말로 ‘시청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업체들이 시청자 주권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다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리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는 지상파 3사부터 자사이기주의를 버리고 최소한의 합의된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케이블 또한 ‘방송 중단’이란 극약처방은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HD 지상파 방송 재송신과 관련, 지상파 쪽의 손을 들어준 법원 판결의 함의도 깊이 새기기 바란다. 이 지경이 되도록 방송통신위원회는 뭘 했나. 방통위는 시청자 피해에 대한 시정명령은 물론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구체화해야 한다. ‘먹통방송’이 장기화된다면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2011-11-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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