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재성 판사 무죄’ 도대체 누가 납득하겠나
수정 2011-10-01 00:20
입력 2011-10-01 00:00
선 판사는 파산부 재판장으로서 파산기업의 법정관리인 또는 감사 등으로 친형 등 지인(知人)들을 선임했다는 이유로 실체적 진실과는 상관없이 여론재판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치욕적인 상황임에도 재판부의 판단을 구하고자 했던 것은 나름대로 억울한 사정이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대법원이 진상조사를 통해 선 판사를 재판 업무에서 배제한 뒤 징계를 추진해 왔고, 법정관리인 선임제도를 바꾼 것은 선 판사의 행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재판부는 국민의 관심과 이목을 고려해 부담을 갖고 고심했다지만 선 판사의 주장만 수용하고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배척한 무죄 판결은 건전한 상식의 범주를 벗어났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판사는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지만 이는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상식에 따르라는 얘기다. 이를 판사의 소신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선 판사의 상식 밖 기행도 거기서 비롯됐다고 본다. 법원이 국민의 불신을 극복하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에서 벗어나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고민하고 판단해야 한다. 법원은 날로 확산되고 있는 시민배심원제 등 국민의 재판 참여 욕구를 진지하게 성찰하기 바란다.
2011-10-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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