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이 취업률 뻥튀기로 수험생 속여서야…
수정 2011-09-30 00:42
입력 2011-09-30 00:00
대학이 모교 졸업생을 많이 채용하겠다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흉계와 장삿속으로 얼룩진 ‘나쁜 채용’은 졸업생을 두번 죽이는 일이자, 수험생을 속이는 행위다. 대기업도 아니고 대학이 그해 졸업생 200~300명을 뽑았다니 제대로 된 일자리일 리 만무하다. 실제로 모교 취업자 대부분은 3~4개월짜리 단기취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단기취업자를 빼면 취업률이 10% 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대학도 있다고 한다. 전형적인 취업률 부풀리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취업률 뻥튀기는 그 피해가 수험생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수험생들은 취업률을 학교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취업률이 높으면 응시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교내 취업으로 취업률을 높여 발표하는 것은 수험생과 학부모에 대한 심각한 반칙이자 눈속임이다.
교과부가 현장조사에 나서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뒷북행정이란 지적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취업률이 학교 선택의 기준이 되고, 대학구조조정의 핵심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대학으로선 뻥튀기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좀 더 세밀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했어야 했다. 늦었지만 철저한 실사를 통해 허수 취업자가 드러난 대학에 대해서는 재공시는 물론 제재를 가해야 한다. 기준 계약기간을 늘리는 것도 편법을 막는 한 방법이다.
2011-09-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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