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기업 SW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서라
수정 2011-08-19 00:28
입력 2011-08-19 00:00
현재 한국 스마트폰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8%나 된다. 세계 최고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휴대용 기기를 작동시키는 기본 운영체제(OS) 점유율은 1.9%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기기는 삼성과 LG가 잘 만들어 수출했지만, 기본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구글이 공짜로 제공한 덕을 본 것이 사실이다. 그 구글이 이젠 스마트폰 제조까지 하겠다고 나선 이상 구글은 동반 협력자가 아니라 우리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존재가 된 셈이다. 소프트웨어의 파워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프트웨어 인수·합병(M&A)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도 다 같은 맥락에서다. ‘구글의 쿠데타’로 불리는 이번 M&A는 우리 산업이 이제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으론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 한 우리 기업과 산업은 언제 저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우선 기업은 먼저 하드웨어로 벌어들이는 달러에 취해 소프트웨어 분야에 소홀히 해 온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소프트웨어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구글에 앞서 삼성·LG의 문을 두드렸지만 발길을 돌렸다는 얘기는 기업이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산업 경쟁력의 패러다임 변화에 둔감했던 정부 또한 자성이 있어야 한다. IT 관련 업무가 방송통신위, 지식경제부 등으로 나눠져 있다 보니 밥그릇 싸움이 잦다고 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경부가 IT 관련 회의를 소집해 참석하려고 하면 방통위에서 참석하지 말라는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이 한몸으로 소프트웨어 육성에 발벗고 나서라.
2011-08-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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