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수 유급 안식년제 과연 적절한 건가
수정 2011-06-10 00:44
입력 2011-06-10 00:00
미국·유럽 대학은 안식년 때 무급제를 적용하거나 연봉을 일정 비율 깎는 관행이 제도화된 지 오래다. 방학 때도 월급을 주지 않아 교수들은 방학 강좌나 다른 일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교수들의 여건은 사뭇 다르다. 방학은 물론 안식년에도 확실하게 급여를 받는다. 안식년의 실적도 그다지 따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안식년을 여행과 자녀교육, 골프나 즐기는 ‘골프년’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년과 급여 보장에 따른 철밥통이란 수식어가 괜한 게 아니다.
안식년은 적잖은 교수들에게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틀림없다. 서울대에서는 지난해 교수 228명이 안식년을 떠났다. 하지만 안식년 때 지급되는 연봉만 대학에 따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른다. 시선이 고울 수 없다. ‘미친 등록금’에 허리를 펴지 못하는 학부모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대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대학과 교수들도 등록금 고통을 나누는 차원에서 유급 안식년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안식년 동안 푹 쉰 교수라면 급여를 반납하는 게 마땅하다. 나아가 안식년 급여 자체를 장학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안이다. 반값 등록금은 정부뿐만 아니라 대학과 교수들도 함께 나서야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일이다.
2011-06-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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