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비리 척결 국가개조 차원서 추진하라
수정 2010-02-25 00:46
입력 2010-02-25 00:00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교육계의 비리는 곪을 대로 곪은 우리 교단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교육감과 장학사, 교장, 교감, 교사가 뒤엉킨 비리사슬 속에 이뤄지는 매관매직과 일선 학교의 각종 이권 비리, 입학 비리 등 그 비리의 종류와 양태는 이루 열거하기가 어렵다. 비리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낙 비리의 뿌리가 깊고 폭이 넓다 보니 비리에 대한 의식 수준마저도 마비 상태에 다다랐다. 장학사가 되려면 수천만원이 든다거나, 교사가 원하는 학교를 배정받으려면 수백만원이 든다는 등의 얘기는 아예 상식으로 굳어진 지경이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부패에 가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교육, 건설, 보건·의료, 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 걸쳐 넓게 형성된 비리의 늪을 제대로 파헤쳐 내지 못했다. 교육비리만 해도 국민권익위가 7대 비리분야의 하나로 꼽은 지 오래였으나 일선 교사들의 촌지수수 정도나 문제를 삼았을 뿐 보다 근본적인 비리 구조에는 손을 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비리 복마전으로 떠오른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권익위의 16개 교육청 청렴도 조사에서 당당히 5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그동안 정부 당국의 비리척결 노력이 얼마나 탁상공론이었는지를 말해 준다.
뒷돈이 오가는 교실에서 교육이 바로 설 수 없다. 뿌리가 썩은 교육현장에서 바른 미래세대를 키워낼 수는 없다. 해묵은 파벌과 인사구조의 문제, 교육감 선거제도의 폐단 등 비리 전반에 대한 입체적 진단과 처방이 절실하다. 이에 앞서 먼저 비리실태부터 낱낱이 파헤쳐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는 나라의 내일을 새로 설계한다는 각오로 교육비리 척결에 임하라.
2010-02-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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