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자와 사죄 발언에 너무 낙관 말아야
수정 2009-12-14 12:22
입력 2009-12-14 12:00
이미 1998년 당시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과거 역사에 대해 사죄한다.’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이후 일본 총리나 각료들은 잊을 만하면 과거사나 영토 문제에 대해 사죄 발언을 무색하게 하는 망언을 쏟아냈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도 과거사 문제에 전향적인 입장을 줄곧 피력하다 정작 집권 직후인 지난 10월 방한해서는 “일본 국민의 정서와 감정, 이해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오자와 간사장의 발언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냉정하게 지켜봐야 할 이유다.
오자와 간사장도 한국인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 3월 비공개 자리에서 엔고를 이용해 제주도를 사버리자는 식으로 발언했다. 파장이 일자 그는 일본의 땅도 외국 기업이 살 수 있듯이 일본도 한국 땅을 살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궁색했다. 그래도 그는 평소 저서와 발언을 통해 일관되게 과거사 사죄 입장을 갖고 한국민도 너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열등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미래지향적 인식을 밝혔다. 그나마 사죄 발언이 남다른 이유다. 그러나 사죄 발언은 이제 충분하다. 오자와 간사장과 일본 지도자들은 행동으로 한국인의 사죄 요구에 답해야 한다.
2009-12-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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