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으로 가벼운 강만수 장관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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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11-08 00:00
입력 2008-11-08 00:00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소 접촉 발언에 대해 여야가 국회 상임위 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강 장관은 종합부동산세 위헌소송 선고를 일주일 앞둔 6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헌재와 접촉했지만 확실히 전망할 수 없다.”면서 “일부는 위헌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강 장관의 ‘가벼운 입’에 놀라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강 장관의 헌재접촉 발언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부적절했다. 종부세 위헌결정을 앞두고 이해 당사자인 정부측 인사가 헌재를 직접 찾아갔다는 것은 은연중 영향력을 행사해 심리에 영향을 미치려 하거나, 심사결과를 미리 전해받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심각한 잘못이다. 만에 하나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야 할 헌법재판 결과가 정부의 ‘접촉’으로 사전에 유출됐다면 이는 헌법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다. 외국 같으면 당장에 장관 파면감이다. 민주당 등 야권이 ‘이명박 정부의 국기문란’‘헌정 유린 사태’로 비난할 만하다.

금융위기에 대한 대처방식을 놓고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 문제를 촉발시킨 종부세와 관련해서 재정부는 두달 사이에 합헌에서 위헌으로 의견을 바꿔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왕좌왕하는 경제팀의 중심에 강 장관이 있다. 강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
2008-11-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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