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교성적관리 이렇게 엉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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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1-20 06:47
입력 2005-01-20 00:00
교육현장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지난 연말 터진 사상 초유의 수능부정 사건이 기억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교사들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일이 잇따라 드러났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교사가 담임 반 학생의 시험 답안지를 작성해준 사실이 밝혀졌다. 또 서울시교육청이 어제 발표한 데 따르면 서울시내 일반계 고교 다섯 가운데 하나는 30%를 넘는 학생에게 ‘수’를 주는 ‘성적 부풀리기’를 했다. 답안지를 대신 작성한 교사는 개인적 타락의 표본이요, 성적 부풀리기는 교사들의 집단적인 양심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대학 입학이 지상목표가 되다시피 한 교육 현실에서 고교가 입시교육기관처럼 변질되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그리고 이를 바로잡아 학교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 온 주체가 바로 일선 교사와 학교 당국이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교사들과 학교 스스로 성적의 ‘덫’에 걸려 비교육적인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 답안을 대신 작성한 교사의 경우 그 원인을 본인의 도덕성 결여로 치부하더라도,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이 이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려는 의지를 가졌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은폐 의혹을 받는 학교·교육청 관계자들을 조사해 엄중 문책해야 한다.

성적 부풀리기와 관련해서 서울시교육청은 허용기준과, 위반할 경우의 행정·재정적 징계조치를 발표했다. 허용기준이 다소 높아 교육청이 도리어 성적 부풀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는 있지만, 각 학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학생들의 성적을 정당하게 매겨 학생·학부모 및 사회 일반의 믿음을 쌓아갈 주체는 결국 교사와 학교 당국이다. 엄정한 성적 관리로 땅에 떨어진 신뢰를 되찾기 바란다.
2005-0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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