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식쓰레기 처리시스템 고쳐라
수정 2005-01-11 06:45
입력 2005-01-11 00:00
기왕에 음식물쓰레기를 분리 수거해온 지역에서는 각 가정과 음식업소 등이 적극 동참해 무리 없이 시행됐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나온 기준을 보고는 현실적으로 따를 수 없다고 불만에 차 있다. 오죽하면 음식물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아예 갈아서 화장실 변기에 처리하겠다는 주부가 나오겠나. 자칫 분리수거가 정착된 기존 지역마저 흔들려 편법이 널리 퍼지고, 그 결과 환경 오염이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까닭은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가정·음식업소의 입장보다 수거하는 쪽의 편의를 앞세운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한 뒤 동물사료로 쓸 것인지, 퇴비화할 것인지 그 용도조차 불분명한 정책 부재가 존재한다. 이제부터라도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명확하게 정리해 환경보전과 자원 재활용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출발점은 당연히 음식물쓰레기 분류를 쉽게 하는 것이다. 조리와 식음 과정의 부산물 모두를 음식물쓰레기로 처리하는 것이 사회의 상식이다. 그 수집물을 가지고 지역 실정에 맞게 처리하는 일은 당국의 몫이다. 행정편의만을 앞세워 기왕에 자리잡은 분리수거조차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05-01-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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