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격적인 지하철 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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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1-04 00:00
입력 2005-01-04 00:00
대구지하철 참사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하철 방화사건이 또 일어났다. 어제 아침 서울 지하철 7호선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진압 미숙으로 객차 3량이 전소됐다. 침체된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새해 새 희망을 안고 첫 출근길에 올랐을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방화범은 무엇이 불만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천인공노할 범죄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잠복해 있음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지하철 사고로 안전에 대한 경종이 귀가 따갑도록 울렸건만 도시철도공사측의 화재대응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객차의 화재경보장치가 작동되어 3분만에 다음 역에서 역무원이 소화기로 진화했다는데, 완전 진화 여부만 꼼꼼하게 살폈어도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겠는가. 불씨가 다시 살아나 발화 1시간40분만에 진압을 끝냈다니 중증 안전불감증에 걸리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불과 2년만에 되풀이될 수 있단 말인가.

안전의식이 아무리 투철하고 큰 돈을 들여 불연재로 교체한들 불을 지르려는 범인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사후 위기대응 시스템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시민정신의 실종도 안타깝다. 방화 객차에는 승객 7∼8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이 정도의 인원이면 초동 화재진압이 충분히 가능했을 터이다. 범인을 현장에서 잡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승객들은 불이 나자 현장을 벗어나기에 바빴다니 이래가지고는 국민 누구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지 않겠는가.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무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05-01-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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