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외압의혹 해명 석연찮다
수정 2004-11-29 07:16
입력 2004-11-29 00:00
청와대측은 “통합거래소 이사장 선임은 청와대의 인사사항이 아니며, 이 문제를 논의한 바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3명의 후보가 사퇴한 직후, 청와대 정찬용 인사수석이 “재경부 출신의 독식에 문제 있다.”고 한 발언은 예사롭지 않다. 이사장 공모절차가 시작되기 두어달 전부터 특정인을 이사장으로 교통정리를 해놓았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10여명의 자천타천 응모자 가운데 추천된 3명의 후보들은 사퇴 직전까지만 해도 자신들이 최적임자라고 자임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석연찮게 물러난 배경에 청와대가 있지 않나 하는 의혹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공기업 대표의 공모제와 관련해 청와대가 세간의 의혹을 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엔 내년 초 출범할 철도공사의 사장 공모를 놓고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당시 1차 공모에서 5명의 후보가 선정됐는데, 최종 평가에서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를 실시해 1차 5순위에 빠졌던 인물이 선임됐다.
청와대가 금융·증권기관장에 특정 부처 출신 인사들의 독식에 제동을 건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주요 자리의 공모때마다 정권 핵심부가 개입했다는 잡음이 나오는 것은 볼썽사납다. 청와대는 이번에야말로 진상을 소상히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그것은 참여정부의 도덕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2004-11-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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