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어른스러울 수 없나
수정 2004-11-13 10:50
입력 2004-11-13 00:00
그동안 허송세월한 것도 모자라 만났다 하면 싸우는 국회가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그저께부터는 한나라당이 이해찬 국무총리를 답변석에 세우지 않으려고 공격만 하고 질문은 하지 않는 ‘총리 무시하기’ 전략까지 등장했다. 여야 할 것 없이 본연의 의무는 외면하고, 국회를 유치한 싸움터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국회 대정부 질문은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국정에 대한 정책적 문제점을 따지는 자리다. 정파의 이해를 앞세운 정치공세나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라는 자리가 아니다. 누구도 한나라당 최 의원의 막말을 대정부 질문이라고 보지 않는다. 소속 정당과 국회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열린우리당 이 의원의 헌법기관에 대한 폄하 발언도 대정부 질문의 본질을 벗어난 월권행위나 다름없다.
정당은 국민의 눈을 무서워해야 하고,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국민의 기대와 수준에 못미치는 사적인 막말과 삿대질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누가 이런 정당과 국회의원을 지지하겠는가. 유치한 수준의 정쟁은 접고 어른스러운 정치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2004-11-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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