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기남 의장 사퇴하는 게 도리다
수정 2004-08-18 02:12
입력 2004-08-18 00:00
이번 파문은 정치지도자의 근본 자세에 대한 경각심도 준다.우리는 부친이 일본군 헌병 출신이었다고 해서 신 의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연좌제란 있을 수 없다.그러나 그간 신 의장의 태도는 납득이 안 된다.그가 과거사,특히 친일행위 규명에 앞장서려면 부친의 전력을 먼저 공개했어야 했다.신 의장은 사태가 불거지자 “언젠가 더 정치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자연히 밝혀지리라 생각했다.”고 해명했지만,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신 의장은 부친의 행적을 은폐하려 사실상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그는 지난달 일부 언론이 ‘부친이 일제때 친일경찰이었다.’고 보도하자 ‘허위사실,명예훼손’이라며 부인했다.이번에 일본군 헌병을 지냈음이 월간지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에는 “군과 경찰은 좀 입장이 다른 것 같아 부인했었다.”고 변명했다.미국 워터게이트사건의 닉슨 전 대통령과 섹스스캔들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건 자체보다 거짓말을 함으로써 큰 곤경에 처했다.신 의장은 빨리 거취를 결정, 의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과거사 청산작업은 신 의장 논란을 교훈삼아 보강되고,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청와대와 여당 인사들은 ‘내 눈에 대들보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먼저 고해를 하고 다른 쪽의 잘못을 따지는 게 순서다.친일행위 등을 조사할 때도 계급보다는 행적을 우선하고,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입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04-08-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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