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형제 폐지 검토할 때 됐다
수정 2004-07-17 00:00
입력 2004-07-17 00:00
사형제도는 국가라는 기구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제도살인’이다.사형폐지론자들은 이를 인간의 절대적 가치인 생명권을 침해한 것으로 야만적이며 위헌이라고 주장한다.반면 사형존치론자들은 생명권이라 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국가가 이를 제약할 수 있으며 범죄방지효과와 응보정의 차원에서 사형제도는 ‘필요악’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죽음이라는 공포에 의한 범죄방지 효과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고,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응보론은 전근대적 형벌로서 교정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게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사형제도는 비록 미국과 일본이 존치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폐지 쪽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2003년 현재 전세계 112개국에서 사형제가 폐지됐으며 특히 유럽연합(EU) 45개국은 전시(戰時)라 할지라도 사형을 할 수 없도록 결정했다.
외국의 사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법감정일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사형폐지 찬성 의견이 점점 늘어 50%에 육박해가고 있고 특히 사형제를 대체하는 절대적 종신형제가 도입될 경우 약 70%가 사형제폐지에 찬성한다는 국민의식조사(2001년) 결과는 참조할 만하다.전향적인 검토를 기대한다.˝
2004-07-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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