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짧은 만남 긴 이별’ 이젠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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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01 00:00
입력 2004-04-01 00:00
제9차 이산상봉 남측 방문단 1진 100명이 어제 속초로 돌아왔다.이어 남측 방문단 2진이 오늘 금강산으로 간다.한·미 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경협 실무회의 등 각종 남북회담이 미뤄지고 있는 작금의 사정에 비춰 다행스러운 일이다.앞으로도 이산상봉 합의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져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는 심정으로 남북에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이번에도 남측 방문단 중 96세의 최고령 할머니는 생면부지의 외손자로부터 셋째딸이 2년전 사망했다는 말을 듣고 “2년만 빨리 왔으면….”하며 통한의 눈물을 뿌렸다.남측의 경우 북측 가족과의 만남을 신청한 이산가족 12만여명 중 이미 2만명 가까이가 세상을 떠났다.생존자들도 60% 이상이 70세를 넘어선 실정이니 한번에 100명 정도 만나는 현 추세라면 태반이 통한을 풀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

이래선 안 된다.온 지구촌이 한 가족인 문명의 시대에 이념과 체제가 혈육을 갈라놓은 야만이 더이상 용인되어선 안 된다.남북은 우선 지난해 합의한 금강산 면회소 건설 사업에 가속도를 더해야 한다.특히 남북 당국 모두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발상의 전환을 하기 바란다.북측은 이산상봉이 체제 불안을 야기할 것이란 가설을 떨쳐버려야 할 것이다.최근 4년간 공식적으로만 9차례에 걸쳐 모두 8000여명이 만나고,1만 2000여명이 생사를 확인하거나 서신을 교환했지만 아무 일도 없지 않았나.이제 북한 당국도 이산상봉에 소극적일 이유가 없으며,남한 당국은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상봉 정례화,재결합 등의 해결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할 것이다.˝
2004-04-01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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