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글] 눈의 꽃/손성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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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7-11-07 00:16
입력 2017-11-06 23:28
박효신의 곡 중에 ‘눈의 꽃’이란 노래가 있다. ‘나뭇가지 따위에 꽃이 핀 것처럼 얹힌 눈’을 우리는 ‘눈꽃’이라고 하고 사전에도 그렇게 올라 있다. 굳이 ‘의’를 넣은 것은 이 노래가 일본 가수 나카시마 미카의 ‘雪の華’(일본어에서 華는 花와 비슷한 의미)를 번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어 ‘の’의 영향으로 관형격 조사 ‘의’가 남용되고 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의 ‘나의’도 그런 예 중의 하나다. ‘자금의 사용처를 집중 추궁할’, ‘약물의 오남용’, ‘바닷가의 풍경은 그림 같다’, ‘도시의 환경이 나빠졌다’ 같은 문장에서는 ‘의’를 빼는 게 좋다. ‘교양의 함양을 위해’는 ‘교양을 함양하려고’나 ‘교양을 함양할 목적으로’로, ‘나의 사랑하는 조국’은 ‘내가 사랑하는 조국’으로 고쳐 쓰는 게 우리말다울 것이다.

sonsj@seoul.co.kr
2017-11-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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