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햇빛 달빛 빛나는 윤슬
이경우 기자
수정 2016-08-24 23:06
입력 2016-08-24 22:56
윤슬도 이슬처럼 말빛이 고와서 예쁨을 받는다. 이슬과는 관계가 없고 물결을 가리키는 말이다. 당연히 평범한 물결은 아니다. 호수나 바다에 이는 잔물결인데, 여기에 햇빛이나 달빛이 비쳐 반짝일 때 윤슬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햇빛, 달빛 반짝이는 잔물결이다. 달빛 아래 잔물결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 따사로운 햇살에 반짝이는 곱고 작은 물결을 보고 누군가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것이다. 햇빛과 달빛 물결이 무언가 속삭이듯 넘실거리는 모습이 ‘윤슬’이어야 했나 보다. 금물결도 있고 살물결도 있고 실물결도 있으니, ‘물결’에 다른 말 하나 얹어도 그만인데 굳이 ‘윤슬’이었다.
‘윤슬’과 조금 닮은 말로 ‘물비늘’이 있다. 물비늘은 햇빛을 받아 잔잔하게 이는 물결이다. 윤슬과 다른 점은 ‘달빛’이 없고 ‘햇빛’만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윤슬처럼 물결도, 우리 마음도 반짝이게 한다. 물비늘의 ‘비늘’은 물고기의 ‘비늘’이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2016-08-2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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