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파이팅, 아자, 아리아리/이경우 어문팀장
이경우 기자
수정 2016-08-11 01:48
입력 2016-08-11 01:46
그래도 저항감이 있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파이팅’ 대신 ‘아자’를 외치는 사람들이 꽤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4년 티브이 드라마의 영향으로 ‘아자’는 유명해졌고 조금 널리 쓰이게 됐다. 같은 해 국립국어원은 ‘파이팅’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해 ‘아자’를 선정했다. 그렇더라도 ‘파이팅’을 넘지는 못했다. ‘아자’는 조금씩 시들해져 갔다. 상대에게 힘을 주는 구호로서는 힘이 부족해 보였다. ‘아싸’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었다. ‘아싸’는 뜻밖에 기쁜 일이 생겼을 때 혼잣말처럼 외치게 된다. 누군가에게 전하기 위한 의도가 거의 없다. ‘아자’는 ‘아싸’와 ‘파이팅’의 중간쯤에 놓여 있는 듯하다.
시민단체 한글문화연대는 소식지 이름을 ‘아리아리’라고 지었다. 말뜻이 좋아서 널리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행사에서는 ‘아리아리’를 구호로 사용한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아가고, 그래도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가라’는 의미란다. 희망도, 도전 정신도 느껴진다. 리듬감도 있어 외치는 데 무리가 없다.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시절이다. 우리 모두 아리아리~.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2016-08-1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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