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홍의 시시콜콜] 창조경제 포털의 오픈과 ‘후츠파 정신’
수정 2013-10-09 00:36
입력 2013-10-09 00:00
하지만 운영 초기여서인지 부족한 게 더러 눈에 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자료에 따르면, 이 포털에 창업아이디어를 낸 수치를 보면 40대가 32%(3일 기준)인 반면, 주된 타깃인 20대와 여성 참여는 12%대에 머물렀다. 20~50대 가운데 가장 적게 참여했다. 30대의 참여율(26.3%)도 그저 그런 정도다. 청년실업을 줄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부 등 여성의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률 70%’를 이룬다는 창조경제 정책의 지향점과 다소 배치된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2000년대 초 벤처 붐 때의 창업 열기가 식은 것일까. 청년 창업의 인프라를 살펴 보면 그 결과는 의외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18개의 창업거점대학이 있고 대학 창업동아리의 수도 1833개나 된다. 대학생 예비창업자도 2만 2463명에 이른다. 전년보다 50%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도전정신으로 주목을 받는 ‘후츠파’(chutzpah)에 못지않은 열기다. 젊은이의 참여가 적은 이유는 포털의 오픈 사실이 대학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 있다고 짐작된다. 중복된 정책도 영향을 많이 준 듯하다. 중기청 등 기관과 기업에서 유사한 사례를 도입했거나 도입 중이다.
우리의 산업사회는 머지않아 첨단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1인기업시대’가 곳곳에서 자리하게 된다. 젊은 대학생과 여성발(發) 창업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설계도면만 있으면 개인이 맞춤 제품을 만드는 ‘3D프린터’가 3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자로 불리며 미래시장을 예약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제를 이끌던 노키아는 무너졌지만 중소·중견기업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경제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창조경제 포털이 중소벤처기업의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후츠파’와 같은 도전적인 젊은이가 적극 참여해야만 할 것이다.
hong@seoul.co.kr
2013-10-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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