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독자와의 뉴스 제작 콜라보를 기대한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수정 2015-05-06 00:45
입력 2015-05-05 17:50
반면 해외에서는 독자나 시청자와의 협업을 통해 뉴스를 제작하는 실험들이 시도되고 있다. 올 1월 초 발표된 BBC의 뉴스 미래 프로젝트 보고서를 인용해 보면 주목할 만한 세 가지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미국 퍼블릭 인사이트 네트워크라는 단체는 21만 5000명의 일반인들을 뉴스 활동가로 모집했다. 이들은 미국 내 60개 신문사 기자들에게 자신들이 갖고 있는 심층 뉴스 아이디어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둘째, 미국 시카고 공영 라디오 방송국인 WBEZ는 청취자들이 뉴스 소재를 선정하고 기자들과 같이 취재하는 프로젝트를 시도했으며 적지 않은 성과를 기록했다. 셋째, 영국 트리니티 미러 그룹은 비언론인들로 구성된 ‘커뮤니티 콘텐츠 큐레이터’를 운영했다. 이들 구성원은 지역신문 독자들과의 소통을 담당하거나 지역 뉴스 소재를 제공하는 뉴스 정보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뉴스의 품질을 높이는 데 공헌했다.
디지털 뉴스 환경은 기존의 전통적인 뉴스 기사 선정, 작성, 표현 방식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한다. 인터넷 포털이나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뉴스에 길들여진 뉴스 소비자들에게 종이신문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뉴스 서비스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종이신문들이 독자들과 같이 뉴스를 선택하고 제작하게 된다면 보다 충성도 높은 독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고품질의 새로운 뉴스를 개발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독자와의 콜라보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를 지배하는 포털들이 시도할 수 없는 새로운 뉴스 영역이다.
독자는 데이터와 함께 종이신문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원이다. 독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독자들이 원하며 가치 있는 양질의 뉴스 생산을 적극적으로 실험할 시점이다. 각계각층 독자들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그들이 속해 있는 커뮤니티 관심사들을 중심으로 좋은 뉴스를 만들게 된다면 신문들은 새로운 뉴스 혁신을 이루게 될 것이다. 독자들이 선정하고 판단한 뉴스들을 기자와 같이 취재하고 서로 공유, 소비할 때 새로운 신문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서울신문이 그 역할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
2015-05-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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